[권리톡톡] SNS에 영화 리뷰를 쓰면서 영화 장면 이미지를 올려도 괜찮을까요?
리뷰를 위해 참고용으로 올린 영화 스크린샷 이미지, 괜찮은가요?
영화를 본 후 감상을 남기며, 인상 깊은 장면 하나쯤 함께 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짧은 리뷰를 남기며 해당 장면을 캡처해 올리는 것은 이제 거의 자연스러운 문화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올린 이미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삭제되거나, “저작권 침해 신고”로 콘텐츠가 차단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면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저작권 상담 사례 중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을 SNS에 올렸더니 플랫폼 측에서 자동으로 삭제했다거나 저작권 침해로 내용증명을 받게 되었다는 문의가 다수 존재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출처도 밝혔고,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도 아닌데 왜 문제가 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출처 유무나 수익 여부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인용’이 성립하는지의 법적 요건에 따라 판단됩니다.
인용과 이용은 다릅니다 — 저작권법 제28조의 요건
많은 분들이 “출처만 밝히면 괜찮지 않나요?”, “상업적으로 쓰는 것도 아닌데요?”라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실제로도 “좋은 장면이라 소개하고 싶었을 뿐인데, 뭐가 문제죠?”라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저작권법의 관점에서 보면, ‘인용’과 ‘이용’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28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창작물의 자유로운 활용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용’일 때만입니다. 단순히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과, 법적으로 정당한 ‘인용’을 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인용’이란 내가 창작한 글, 영상, 강의 등에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보조적으로 끌어와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도 반드시 목적과 범위, 형식이 모두 합당해야 합니다. 반면, ‘이용’은 그저 저작물을 ‘사용’한 것이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활용했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가 됩니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인용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용 대상이 공표된 저작물일 것
2) 이용 목적이 비평, 보도, 교육, 연구 등에 해당할 것(다만, 목적은 비교적 폭넓게 인정됨)
3) 내 창작물이 ‘주’이고, 인용 대상은 ‘종속적’일 것
(정당한 범위 내이고 공정한 관행에 합치될 것 - 인용 대상이 부연, 참고, 예증 등으로 부수적으로 이용될 것)
4) 출처를 정확하게 밝힐 것
예를 들어,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쓰면서 장면 하나를 예시로 캡처해, “이 장면에서 주인공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인상 깊었다”라는 관점에서 나의 의견, 해설, 리뷰 등을 길게 서술한다면, 인용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면 하나만 올려두고, “이 영화 정말 재밌어요!” 정도로 짧게 한줄 덧붙이는 것은 인용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는 ‘이용’에 가깝고,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영리니까 괜찮지 않나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수익 목적 유무는 인용 성립의 결정적인 요건이 아닙니다. 비영리적 이용이면 상업적 이용에 비해 인용이 보다 '자유롭다'는 취지의 판례가 존재하긴 하지만, 무한정 허용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인용의 적법성은 목적뿐 아니라 이용 방식, 맥락, 사용 비중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됩니다.
결국 핵심은 내가 인용한 대상(글의 일부이든, 영상의 일부이든, 사진이든)이 내가 쓴 글에서 부수적으로, 참고용으로, 예증, 부연 등을 위하여 인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용한 대상이 나의 글보다 더 비중이 크면, '인용'으로 인정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다수의 장면들을 그냥 캡쳐해서 '이 장면, 이 대사 멋지다'고만 올리는 식은 적법한 인용으로 여겨지기가 어렵습니다.
안전한 활용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
그렇다면 SNS나 블로그에 영화 장면을 활용한 리뷰를 쓸 때, 어떻게 해야 저작권 문제 없이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요?
첫째, 인용 요건을 명확히 충족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사용하세요. 텍스트 중심의 리뷰 속에, 글의 맥락상 꼭 필요한 장면 하나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인용의 목적(비평・감상)이 드러나는 구성이라면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둘째, ‘보도용 스틸컷이나 포스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많은 영화 배급사나 홍보사는 언론 보도용으로 공식 스틸컷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보통 리뷰나 소개 기사에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배포되므로, 출처와 맥락만 지킨다면 비교적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플랫폼별 신고나 자동 필터링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은 AI 기반 저작권 필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정당한 인용이라 하더라도 알고리즘이 이를 ‘침해’로 간주하고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랫폼의 이용 가이드라인도 함께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창작물도 예의와 기준을 지켜서 다루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인용은 무단 사용을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아니라, 법적 요건과 공정성을 갖추었을 때만 인정되는 한정된 예외입니다. 내가 만든 리뷰가 하나의 ‘창작’이라면, 그 안에 인용하는 이미지 역시 누군가의 창작물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