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청년] 꿈을 말해도 괜찮은 안전함
청년에게 필요한 건 꿈이 아니라,
꿈을 말해도 괜찮은 안전함이다.
"요즘 꿈이 뭐야?"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
안정된 직장, 경제적 성공, 사회가 인정하는 성취. 어느새 우리의 대답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도 괜찮은 것'으로 재편된다. 청년들이 꿈을 잃어서가 아니다. 꿈을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5일 신촌문화발전소에서 '꿈꾸는 사회展'을 열었다. 이 전시를 기획하며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우리는 지금, 꿈을 꿀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였다. 청년 예술가 75명과 함께 80점의 작품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담고 싶었던 건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었다.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 60점, 청년들이 직접 참여한 작품 20점. 여기에는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세계, 결핍과 동경이 교차하는 순간, 바라보는 행위 안에 깃든 꿈이 담겨 있다. 완성되지 않은 고민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열망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안전한 공간
이 전시를 준비하며 가장 고민했던 건,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두려움 없이 꺼낼 수 있을까였다. "작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걸로 어떻게 먹고살려고?"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현실. "천천히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을 때 "남들은 다 달리는데?"라는 압박이 따라오는 사회. 우리는 이런 반응들 때문에 진짜 꿈을 숨기고, 대신 안전한 답변을 내놓는다. 그래서 이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의 실험이 되길 바랐다. 완성된 작품이 아니어도, 유명하지 않아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도, 여기서는 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 60점의 신진 예술가 첫 작품, 20점의 청년 참여작 하나하나가 "나도 꿈을 말해도 되나요?"라는 조심스러운 질문이자, "여기서는 괜찮아요"라는 우리의 답변이다.
꿈보다 먼저, 안전함
청년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꿈 그 자체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실패해도 괜찮다는 믿음, 남들과 다른 길을 가도 배척당하지 않는다는 신뢰. 바로 이 '안전함'이다. 꿈을 말해도 비웃음당하지 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주어지고, 남들과 다른 속도로 가도 응원받을 수 있는 환경. 꿈은 강요에서 피어나지 않는다. 안전함 속에서 비로소 싹을 틔운다. 이것이 이 전시를 기획한 이유다.
전시장 밖으로 확장되길 바라며
모두가 편하게 내 꿈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작은 시도들도 존중받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은 거창한 정책이나 제도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꿈을 들어줄 때, 다른 사람의 속도를 인정해줄 때, 불완전함을 받아들일 때, 바로 그 순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전시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당신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나요? 그리고 우리 사회는 그 꿈을 말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가요?" 나는 오늘 누군가의 꿈을 안전하게 들어주었는가. 그리고 나 자신의 꿈을, 숨기지 않고 말할 수 있었는가.
*글쓴이 - 주희
문화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모두의 삶에 닿는 예술을 기획하는 문화예술 기획자.
* [오늘청년]은 청년들이 직접 청년 당사자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 <오늘은, 청년예술>에서는 청년 담론에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기고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chek68520@gmail.com으로 원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