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청년] 길을 찾는 대신, 길을 만들어가는 삶의 설계
길을 찾는 대신, 길을 만들어가는 삶의 설계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일 것이다.
‘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나 역시 한때는 내게 맞는 길이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고,
그것을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길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출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를 생각하고, 작은 것부터 실행하고,
결과를 보며 수정하는 과정에서 길은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정답보다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 꼭 지금과 같아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부터 바꿀 수 있는가.
나에게 그 질문은 사람과 동물의 관계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18년 동안 한 강아지와 함께 살았다.
그 시간을 통해 사람이 동물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사람은 강아지에게 먹을 것과 집을 주지만, 강아지는 사람에게 관계를 준다.
나를 기다리는 존재가 생기고, 함께 걸어야 할 이유가 생긴다.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내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던 순간도 많았다.
이 경험은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문제와 연결되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은둔과 고독 역시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강아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을 다시 일상과 관계로 연결하는 하나의 접점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또 다른 고립이 있다.
보호소에는 사람과 교감하고 새로운 환경을 경험할 기회가 필요한 유기견들이 있다.
나는 어느 순간 이 두 문제를 서로 다른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에게는 관계가 필요하고, 유기견에게는 사람과 세상을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한쪽의 부족함이 다른 한쪽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유기견과 함께 걷고 교감하는 동안 사람은 관계와 일상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유기견은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만나며 사회성을 키우고 새로운 삶과 연결될 가능성을 얻는다.
서로의 고립을 서로의 가능성으로 바꾸는 구조.

내가 만들고 싶은 사업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 하나를 만드는 데서 멈추고 싶지는 않다.
사회문제는 좋은 마음만으로 오래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후원과 봉사는 필요하지만, 누군가의 희생과 선의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사람과 자원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얼마나 많이 도울 것인가’보다
‘어떻게 해야 도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사람들이 필요해서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동물의 보호와 치료, 사회화와 새로운 기회로 돌아가는 것.
한 번의 도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명을 돕는 힘으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내가 남기고 싶은 것도 내 이름보다 내가 없어도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창업자 한 사람의 열정이 사라져도 목적은 이어지고,
사람이 바뀌고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 작동할 수 있는 구조다.
시야도 한국 안에만 머물게 하고 싶지는 않다.
특히 진돗개와 진도믹스처럼 국내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어려운 종을 보며
나는 또 하나의 질문을 떠올렸다.
‘입양이 어렵다’에서 멈추지 않고, ‘왜 가능성을 국내에만 한정해야 하는가.’
진돗개가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K-Dog 콘텐츠로 세계와 만나고, 외국인이 한국에서 진돗개와 걷고 교감하는 경험이 견종에 대한 이해와 관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확장은 단순히 해외로 보내거나 지점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먼저 한국에서 작은 모델을 실제로 작동시키고, 현장에서 검증하고, 실패하면 수정해 반복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각 지역과 국가의 문화와 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할 수 있다.
한 곳에서 해결한 문제의 방법이 다른 곳에서도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확장이다.
물론 지금 나에게 완성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실행하려 한다.
처음부터 거대한 계획을 완성하기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현장을 만나고, 반응을 확인하며 고쳐갈 것이다.
나에게 실행은 모든 준비가 끝난 뒤 시작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다음 답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를 묻는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세 가지 질문을 더하고 싶다.
나는 어떤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인가.
남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해 지금 무엇을 실행할 수 있는가.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의 모든 답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질문하고, 실행하고, 수정하는 시간이 쌓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길이 만들어진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걷는 사람이 길을 만든다.
나 역시 아직 출발점에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방향은 분명하다.
사람의 고립과 유기동물의 고립을 연결해 서로의 가능성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또 다른 생명을 돕도록 만드는 것.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다.
남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작은 것부터 실행하며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한 번의 도움보다 지속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하나의 서비스를 넘어 시스템을 만들고,
하나의 시스템을 넘어 문화를 만들고,
한국에서 검증한 하나의 해결 방식이 세계의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사람이 바뀌고 세대가 바뀌어도 목적은 남고, 내가 없어도 시스템은 계속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미래는 기다린다고 원하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질문하고, 실행하고, 검증하고,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서 미래는 만들어진다.
나는 미래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미래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사람.
그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길이다.
* 글쓴이 - 송수민
이메일 - micaella06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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